요새 기상청 슈퍼컴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이 많은데,
나도 기상청에 엿 많이 먹어봤고 그래서 그냥 아침뉴스에 나오는 날씨는
그날 참고용으로만 흘려듣는 편이다. 최저/최고 기온은 안틀리고 잘 맞추는데
적설량이나 강우량같은 정작 중요한(!)내용은 잘 틀려서 말이지..
차라리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쉬보드 불러서 날씨 위젯 보고 확인하는게 더 잘 맞는것 같다.
사실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잘된 디자인은 그냥 디자이너의 훌륭한 안목과
감각적이고 기발한 발상만 가지면 나오는 줄 알았더란다.
뭐 근데 이바닥 밥좀 먹어보니 생각이 약간 바뀌게 되었는데..
그게 뭔고하니 디자이너의 훌륭한 안목과 감각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안목있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행운까지 곁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모던하고 세련된 비주얼을 보여줘도 클라이언트가 60년대를 주름잡으시던
구닥다리 노친네라고 한다면 어디 그런 디자인이 씨가 먹히겠는가?
"당장 다시 해와" 라고 면박이나 안먹으면 다행인 것이다.
보는눈 없고 어디서 이상한 것만 보고 주워들어와서
자기입맛대로 뚜들겨 고쳐놓고 죽도밥도 안되게 만들어놓는 클라이언트는...
정말 최악이다.
맥마당에 매달 연재하고있는 mac life를 한달 쉬게 되었다
이번달에 회사일이 너무나 바빠서 도저히 쓸 짬도 나질 않고 쓸만한 거리를 만들기도 어려워서..
지난주에 편집장님께 iChat상으로 말씀을 드렸는데 웬지 죄송스러운 기분
이번달만 지나면 바쁜일들이 좀 가시려나
월초부터 밥먹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바쁘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싫어도 좋은척 좋으면 좋은척.. 처세술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극단적인 예스맨이 되는건 처세술이라기 보다는 남한테 바보천치로 찍히는 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처세술은 역시 yes라는 대답의 빈도를 높이는 것..
나도 범인(凡人)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건지, 내 생각과는 달리 그냥
따지면 피곤하니까 yes라고 웃으며 대답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왜 꼬치꼬치 따지고 덤비지 못했나 라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만약 그랬을 때에 일어날 지도 모르는 두세 배 피곤해졌을 상황을 생각하면 한숨이 쉬어지기도 하고..
눈치보지 않고 내 주장을 마음대로 펼칠 수 있는 사회......는 아마 인류가 망하기 전까지 없지 않을까?
문득 호부호형을 허락해달라고 대놓고 소리지르던 홍길동이가 부러워지네
왜 난 매번 내일도 바빠죽겠는데 남이 못해놓은 일을 떠맡아 하게 되는건지?
내가무슨 남이 처리하지 못하는 일 도맡아서 해주는 전담인력도 아니고 말이다
게다가 또 내가 하고있는 일이 천하태평 만만디 자세로 일해도 되는 널널한 스케줄도 아닌데
말은 좋아서 서로 분담하는거라고는 하지만 정작 내가 바쁠때 도움받았던 일은 손에 꼽네?
아 모르겠다.. 생각하면 열만 받고 화만 나지..
세상이 아무리 불공평하다고 해도 이건 좀 아니지 말입니다